머니라이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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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저 이 전쟁이 끝날 때까지 무사히 살아남아서, 남은 생을 편안히 보내고 싶다는 생각뿐이었다.
그런데 느닷없이 호남지부 지부장으로 발령이 난 것이다.
지부장으로 발령 났다는 말을 듣자마자 기웅철은 돌아 버리는 줄 알았다.
성천계 계주 유성마검 기대음과 그의 아들 기승, 그리고 수뇌들 전부가 목숨을 잃은 그곳의 지부장을 하라니. 맹주 직인이 찍힌 발령장이 사형 집행을 명하는 명령서처럼 보였다.
하지만 어쩔 것인가. 자신은 성천계 삼 인자이고 계주를 비롯한 수뇌가 전부 목숨을 잃은 것을. 싫다는 내색조차 못하고 상덕으로 왔다.
하지만 바늘방석에 앉은 듯 불안하기 짝이 없었다.
서월 초에 도착하여 이제 보름이 지났으나 마치 수십 년을 보낸 것처럼 느껴졌다.
그러던 차에 맹주가 출병했다는 소식이 들려왔다.
기웅철은 춤이라도 추고 싶었다.
하남성에서 바로 서진(西進)하여 안휘성을 거쳐 강소성으로 가는 경로를 잡아 움직이는 맹주는, 호남지부에 출병 명령을 보냈다고 하였다.
불타 버린 건물을 세우도록 시킨 것은 부하들의 불안감을 덜어 주기 위한 형식적인 조치에 불과할 뿐이다.
이미 원강 어귀에 이십 척의 배를 대기시켜 두고, 명령서가 도착하면 바로 출병할 예정이었다.
“오!”정문을 주시하던 기웅철의 얼굴이 환해졌다.
건물 잔해를 치우던 자들 또한 마찬가지였다.
동작을 멈추고 빠르게 달려오는 자를 주시했다.
소식을 가져오기로 했던 추혼검(追魂劍) 여강(如剛)이었던 까닭이다.
“이달 말 안휘성 안경에서 합류하라는 명령입니다.
”“그래? 출병이다!”활짝 얼굴이 핀 기웅철은 쳐다보고 있는 부하들을 향해 고함을 내질렀다.
“와아!”일순 호남지부에는 떠나갈 듯한 함성이 메아리쳤다.
“각 조는 서둘러 떠나라.”“존명!”우렁찬 고함 소리와 함께 호남지부 무인들은 빠르게 밖으로 향했다.
기존에 남아 있던 사백여 명의 병력에 새롭게 투입된 오백 명을 합쳐 전부 구백 명이나 되었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