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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직자보증인대출 허공을 노려보고 있는 그의 눈에는 질식할 듯한 살기가 흘러 나왔다.
아들인 공손대환 때문이었다.
폐인이 되어 돌아온 순우창천 때문에 내색조차 하지 못했지만 아들 공손대환의 죽음은 청천벽력보다 더한 일이었다.
아비보다 먼저 죽은 자식의 죽음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지, 실타래처럼 헝클어진 머릿속으로는 아무런 생각도 할 수가 없었다.
그러면서도 순우혁로의 주화입마를 막기 위해 내공을 쏟아 냈다.
처음으로 무극계 가신 지위가 못마땅했다.
자신의 죽음 앞에서 울지도 못하는 아비의 위치가 원망스럽기까지 했다.
“낙오자 없이 전부 도착했습니다.
”“응? 그래!”퍼뜩 정신을 차린 공손청은 보고를 하러 온 중년인을 흐뭇한 얼굴로 쳐다보았다.
공손무량, 현 천룡천가의 가주이자 그의 손자였다.
아비를 잃었음에도 불구하고, 평소보다 말이 적어졌다는 사실을 제외하면 심적 동요를 보이지 않는 손자가 대견했다.
힘든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묵묵히 가주로서의 임무를 수행하고 있는 것이다.
“보급은 어떻게 됐느냐?”손자를 물끄러미 쳐다보던 공손청은 느리게 입을 열었다.
무극계의 가장 큰 손실은 하후장설의 죽음이다.
그가 살해당하는 바람에 중원거점을 마련하지 못했고, 막상 중원으로 들어오니 가장 큰 문제가 보급이었다.
일천 명에 달하는 대병력이다 보니 전쟁보다 그들을 먹이는 문제가 더 시급했다.
“아직 오 일 정도 견딜 양식은 있습니다.
그 전에 통천연맹 감숙지부를 점령해야지요.”공손무량은 차분하게 말했다.
이미 대막을 떠나올 때 논의가 되었던 상황이다.
무극계 일차 목표는 귀광두와 거점 확보다.
천룡천가 무인들이 이곳에 도착한 이유가 그 때문이었다.
“맥적산(麥積山)까지는 얼마나 남았느냐?”천수에서 맥적산으로 통하는 길이 사천으로 가는 지름길이고, 그곳에 통천연맹 감숙지부가 자리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