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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다대출 협박했어요.”“협박?”더더욱 모를 말이었다.
남천벌이나 북황련이 강호를 지배할 때도 꿈적하지 않던 자들을 협박하다니.“언젠가 말했잖아요. 수백 년 동안 가문을 유지하는 자들은 강호 무림보다 황실에 더 신경을 쓴다고.”“그러니까 그자들도 자금성 주인이 바뀌는 것을 알아차렸단 말이야?”그제야 백산은 고개를 끄덕였다.
주하연의 신분으로 당문 문주를 불렀을 게 분명했다.
장차 이 나라 공주가 될 사람이 불렀으니. 나중을 생각해서라도 올 수밖에 없었으리라.“다른 놈들도 전부 그랬으면 전쟁을 치르지 않아도 될 터인데.”백산은 입맛을 다셨다.
장인어른인 주홍이 조금 빨리 해 준다면 희생을 줄일 수 있을 ㅓ인데, 그러지 못해 아쉬웠다.
“어쩔 수 없죠 뭐. 반역자의 친족이자 무림공적인 우리가 이렇게 활개치고 다닌다는 것에 만족해야지, 저곳으로 가요.”어색한 얼굴로 주하연은 조그마한 언덕배기 아래 세워진 장원을 가리켰다.
“참! 저 산을 비파산(琵琶山)이라 불러요.”“쩝! 저런 것도 산이라 부를 수 있는 건가?”안개에 휩싸인 비파산은 채 백 장도 되지 않는 높이의 나직한 구릉이었다.
“나무가 있고, 올라가야 된다면 전부 산이지 뭘 따져요. 빨랑 가요.”백산의 손을 덥석 틀어쥔 주하연은 장원을 향해 빠르게 걸었다.
잠시 후, 장원에 도착한 일행은 기다리던 자의 안내를 받아 안쪽으로 들어갔다.
“어서 오십시오, 대인! 당과음이라 합니다.
”내실로 들어서자마자 오십 대 중년인이 고개를 숙이며 일행을 맞았다.
둥근 얼굴에 시골 촌부처럼 생긴 이자가 사천다운의 현 가주인 만세독존(萬歲獨尊) 당과음(唐寡音)이었다.
“반갑소. 먼 길을 오셨다고 들었소이다.
”‘킥!’거들먹거리며 인사를 받는 백산의 모습에 주하연은 내심 웃음을 터뜨렸다.
가문의 수뇌들이나 문파의 핵심 인물을 만날 때는 거만한 표정을 지으라고 했었다.
그 말을 따르고는 있는데, 마치 남의 옷을 입혀놓은 듯 어색하기 짝이 없었다.
“아닙니다.
당연히 와야지요. 이쪽으로 앉으십시오. 당문 가신들을 소개하겠습니다.
”“이거 불편해서, 목에 힘을 주려니까 안 되겠네. 너도 편하게 앉아. 그리고 차가 됐던 당과가 됐던 대충 내오고!”무게도 아무나 잡는 게 아니었다.
급기야 답답함을 견디지 못한 배산은 안쪽 의자에 털썩 주저앉으며 소리를 질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