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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직자대출조건 “시주! 도망칠 거면 지금이 기회요.”한편에서 일휘를 지켜보던 광자가 기웅철을 향해 낮게 말했
검을 들어 곤을 막아 내려는 순간 단전 어림에서 엄청난 통증이 밀려왔다.
“커억!”기웅철은 짓눌린 비명을 토했다.
고통스런 얼굴로 기웅철은 곤을 던졌던 승려를 쳐다보았다.
셋을 셀 동안 기회를 준다고 했었다.
더구나 그는 정파인 소림사 승려가 아닌가.“미안합니다, 시주. 제가 노렸던 것은 시주를 가로막은 담이었습니다.
담이 없으면 도망치기 더 편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불현듯 들더군요. 이왕 담을 무너뜨리려면 시주가 가는 방향이 좋을 것 아닙니까. 그런데 시주가 곤을 향해 달려든 겁니다.
일명 자결이라 하는 거지요.”기웅철 앞으로 다가온 광자는 손잡이만 남은 곤을 잡아 천천히 뽑으며 말했다.
“너도 지옥으로 가게 될 거다.
”곤이 완전히 빠져나가자 기웅철의 신형이 무너지듯 쓰러졌다.
“상관없소, 시주. 지옥에도 시주 같은 사람이 많을 테니까.”기웅철의 시신을 물끄러미 쳐다보며 광자는 중얼거렸다.
지옥, 가야한다면 갈 것이다.
아니 분명히 갈 것이다.
하지만 지금은 아니다 소림을 세우고, 그 소림이 다시 예전의 명성을 되찾은 다음에 기꺼이 갈 터이다.
소림을 세운 다음에.따악!“아악!”정수리에 느껴지는 통렬한 고통에 광자는 비명을 내질렀다.
호남지부 무인을 전부 도륙한 일휘였다.
한 번으로 부족했던지 일휘는 재차 구혼도를 들어올렸다.
“사숙조, 죽이려고 했던 게 아닙니다.
이 사주를 피해서 던졌는데 알아서 달려든 겁니다.
”머리에 잔뜩 힘을 주며 광자는 소리를 질렀다.
퍼억!“으아악!”“자식아, 매일 아침마다 사내라는 사실을 확인하는 네 녀석이 고개 숙인 남자의 고통을 알기나 해? 옛말에 적선을 하지 못할망정 쪽박은 깨지 말라고 했어, 임마. 나도 장가를 가고 싶단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