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주일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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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주일수 양천리와 같은 배를 타기로 했다는 것 때문이 아니었다.
두려움, 출수하면 당할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이 먼저였다.
양천리는 그만큼 강자였던 것이다.
“글쎄, 화룡파천비공을 익힌 자네보다는 한 수 위라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네. 파멸안을 상대하기 위해 만들어진 존재니까.”“빌어먹을, 하늘만 높은 줄 알았더니 땅속도 무지하게 깊군.”제갈승후는 낮게 투덜거렸다.
그가 화룡파천비공에 대한 단서를 얻은 곳은 산동성의 제갈세가 옛터였다.
파멸을 예견했는지 오십 년 전 가주이자 제천맹주였던 제갈수연 사조는 제갈세가의 옛터에 금신가 무공과 함께 반신육천역 중 화령극지(火靈極地)로 가는 지도를 남겨 두었었다.
하지만 화룡파천비공을 익히는 것도 쉬운 일이 아니었다.


목숨을 건 상태에서 가까스로 익혀 낼 수 있었다.
그런데 죽음을 무릅쓰고 익혔던 화룡파천비공이 귀광두나 양천리에게는 아무것도 아니었다.
“너무 심란해 하지 말게. 그래도 자넨 강호 무림에서 열 손가락 안에 드는 고수 아닌가.”“위로가 되는 말은 아니구먼. 참! 저들은 항상 관속에 있어야 하는가?”피식 미소를 흘린 제갈승후는 광장으로 시선을 던졌다.
그의 시선이 가 있는 곳에는 수백 개의 관이 질서정연하게 놓여 있었다.
천붕회에서 보았던 불사삼요가 분명할 터였다.
“아닐세, 시체 같은 것들이 얼쩡거리는 게 싫어서 전부 재웠다네. 위지천악 가족이 있는 곳을 말해 주고 떠나게. 난 한 달 뒤에 통천연맹으로 들어가겠네.”“그렇게 하지. 그럼 술은 그때 해야겠군.”제갈승후는 몸을 돌렸다.
해야 할 일이 많다.

적보다는 아군인 위지천악의 눈을 속여야 하기에 더욱 신중해야 한다.
“수고하게.”제갈승후의 뒷모습을 쳐다보며 양천리는 흘리듯 말했다.
그르릉!“제군! 믿을 수 있을까?”제갈승후가 석문 밖으로 모습을 감추자 양천리는 제군에게 물었다.
“그는 막다른 골목에 몰렸습니다.
배신하지는 않을 겁니다.
”“그럼 다행이고. 놈은 지금 어디 있나?”일순 양천리의 몸이 흑표범처럼 검게 변했다.
훈훈했던 동굴 내부가 급격히 차가워지며 찬바람이 몰아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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