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불자급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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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불자급전 “천자문만 익힌 도련님 할아버지는 말해 줘도 몰라요.”“컥! 형수, 도련님이면 도련님이지 도련님할아버지는 또 뭡니까? 이 얼굴이 할아버지로 보인단 말입니까?”사례 걸린 듯 밭은기침을 내뱉은 소살우는 제 얼굴을 가리키며 거품을 물었다.
“그리고 제가 천자문만 익힌 건 또 어떻게 하였습니까?”“저기 백랑하고 같은 수준이라고 하던데, 아니었어요?”“무슨 소립니까, 형수? 삼 년 동안 대가리 터지게 공부해서 간신히 익힌 저 돌대가리하고, 이 년 만에 익힌 이 머리하고 어떻게 비교가 됩니까? 저건 말 그대로 돌입니다.
여기 있는 딱딱한 돌멩이 말입니다.
”“다른 사람들은 보통 천자문을 익힐 때 한 달 정도 걸리는데요?”“에이, 그것들은 전부 천재 아니면 정신병자겠지요. 어떻게 천 자나 되는 걸 외우는데 한 달밖에 안 걸립니까?”“그럼 저도 정신병자겠네요?”“저런 인간을 남편으로 들였다는 것 자체가 정신병자만이 할 수 있다는 걸 몰랐습니까?”“살우 도련님, 자꾸 놀리면 다 말해 버릴 겁니다.
오십이 넘어서 상사병 나 가지고……. 우읍!”“아이고, 형수님! 뱃속에 애기 놀랍니다.
살살, 살살 이야기하십시오.”주하연의 입을 틀어막으며 소살우는 다급한 얼굴로 말했다.
“알았으니까 이 손 좀 치우세요. 씻지도 않고. 그보다는 어디서 탁자나 하나 구해 오세요. 술도 좀 필요할 것 같아요.”“탁자요?”소살우는 놀란 얼굴로 주하연을 보았다.
탁자와 술, 분명 손님이 온다는 소리다.
“누가 오기로 했습니까?”“수어 있던 거물이 오기로 했으니까 준비나 해 주세요.”“알겠습니다, 형수님!”고개를 끄덕인 소살우는 허공을 흘끔 응시했다.
움찔!소살우의 시선을 받은 유몽은 재빨리 몸을 이동하며 기척을 숨겼다.
하지만 그의 실력으로는 소살우의 이목을 벗어난다는 건 애초에 불가능했다.
유몽의 움직임을 따라 시선을 돌린 소살우는 낮게 말했다.
“살수야, 들었냐? 잘 마른 걸로 구해 와라. 탁자로 쓰고 난 다음에는 불쏘시개로 쓸 수 있도록.”“끄응! 전 묵안혈마 백산을 주공으로 모셨지……..”불쑥 고개를 내민 유몽은 잔뜩 인상을 찌푸리며 투덜댔다.
“무공 배우기 싫어?”“그 말 들은 지 보름이 지났습니다.
”유몽의 얼굴이 무섭게 일그러졌다.
보름 전에 들었던 말이다.
무공을 가르쳐 준다는 말에 혹하여 그의 심부름을 했었다.
그런데 그때부터 물을 떠오는 것부터 시작하여 사사건건 ‘살수야’를 외치고 있다.